서울돈화문국악당 <2022 실내악축제>의 음악감독과 다섯 작곡가
8월 10일부터 21일까지, 서울돈화문국악당 <2022 실내악축제>에서 다섯 개의 실내악 공연이 펼쳐진다. 국악기 고유한 음색과 섬세한 하모니를 만날 수 있는 이번 축제에는 해금앙상블 셋닮과 아쟁앙상블 Bow+ing(8.10), 한국거문고앙상블과 서울가야금앙상블(8.12), 떼바람소리와 앙상블 후요(8.17), 그리고 페스티벌 앙상블(8.19·21)의 무대가 펼쳐진다. 공연마다 4~5곡의 대표적인 실내악곡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자, 젊은 작곡가들이 초연곡을 선보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축제는 ‘작곡가’와 ‘실내악’에 집중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작곡가’란 존재는 무대 위에 자신의 직접적인 존재를 드러내기 어렵지만, 작품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제1의 창작자인 사람들이다. <2022 실내악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작곡가 김상욱 음악감독과 5명의 위촉작곡가 황재인, 장태평, 이유정, 이고운, 김용성을 만나본다.
작곡과 지휘 활동을 통해 한국 전통음악과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접목하며 창작하고 있는 작곡가 김상욱이 이번 <2022 실내악축제>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졸업한 뒤 미국 매네스 음악대학에서 석사를, 산타크루즈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최근 작품은 미국 환태평양 음악제, 아르코한국창작음악제, 한국창작음악 페스티벌 등에서 보로메오 현악4중주단, 국립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국립국악관현악단에 의해 연주되었다. 서울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두 번의 작곡 발표회를 선보였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음악이론과 작곡을 가르치고 있다.
먼저 음악감독을 맡은 소감이 어떠한가요?
축제에서 음악감독을 맡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런지 굉장히 설렙니다. 한편으로는 행복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도 하죠.
이번 축제의 주제와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축제의 주제는 ‘미래에도 연주될 우리음악의 실내악’입니다. 곡이 가진 주제나 분위기보다는 악기 편성에 집중해보았습니다. 서양 클래식에는 현악 4중주, 목관 5중주 같은 정형화된 실내악 편성이 있고, 이를 위한 레퍼토리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습니다. 우리 음악에도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악기 편성별-찰현악기 합주, 현악합주, 관악합주, 대편성 실내악 합주-로 다섯 개의 음악회를 구성했습니다. 우리 악기가 가진 다양한 면모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실내악’의 특징과 매력을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서양에서 ‘실내악’을 지칭하는 ‘Chamber Music’이나 ‘Salon Music’은 실내에서 행해지는 단출한 편성의 음악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전통음악 대부분을 실내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일반적으로 국악의 연주음악이라 하면 관현악이나 그룹에 집중되어 있지만, 학교나 개인 발표회에서 연주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실내악입니다.
다시 말하면 작곡가나 연주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작곡되고 연주되는 밀접한 음악이 실내악이라 생각합니다. 실내악이 고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음악의 재연이 쉬운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레퍼토리의 자료화, 악보 출판의 활성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축제는 ‘실내악’ 축제이면서, 동시에 여러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작곡가’ 축제이기도 합니다. 작곡가들이 더 넓은 관객층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지향해야 할 지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다양한 색깔을 가진 작곡가가 견고한 팬을 확보한다면 우리 음악의 관객층은 넓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전통’이라는 이름 때문에 음악의 주제나 어법들이 제한된 측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 전통의 보존 영역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이 유산들을 현재의 것, 지금의 것으로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음악감독님이 선정한 다섯 작곡가와의 이야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다섯 작곡가(황재인· 장태평·이유정·이고운·김용성)를 선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많은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해봤지만, 이처럼 큰 축제의 음악감독을 맡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대되고 설레면서 부담과 책임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활동하면서 저와 음악적 인연이 있고, 각자의 색깔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젊은 작곡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작곡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7살에 피아노학원을 다니면서 음악과 처음 만났습니다. 이후 바이올린을 접하게 되었고, 초등학교 2학년 때 해금을 처음 보고 그 낯선 존재에 사로잡혔습니다. 이것은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영재교육원에 해금 전공으로 입학해 공부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즉흥연주를 즐겼던 저는 음악이론 수업을 접하며 작곡을 꿈꾸게 되었고,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에서 작곡을 공부했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서양음악 작곡을 공부하고 있으며, 해금이 복수전공입니다.
해금앙상블 셋닮과 아쟁앙상블 Bow+ing가 함께 <於異阿異(어이아이)>를 초연(8.10)합니다. 어떤 곡인가요?
찰현악기 합주곡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해금과 아쟁이 공통적으로 지닌 해학과 호소력이 음향적 응집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양 실내악의 주편성인 현악 4중주를 비추어볼 때 한국 찰현악기의 레퍼토리 확장의 가능성을 노리고, 국악기로 실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이 상당히 특이합니다.
<於異阿異(어이아이)>는 “어 해 다르고 아 해 다르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말보다도 말투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음악은 ‘말’보다는 ‘말투’의 음악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해학적인 색채가 강한 찰현악기의 목소리로 여러 말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각자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도 말투의 차이가 드러나면서 말투가 서로 전염되는 모습이 유희적으로 보여지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감상 포인트를 짚어준다면요.
시김새와 리듬의 조각들이 어떻게 변용되어 가는지, 그로 인해서 말투가 주는 뉘앙스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아쟁이 흉내 낼 수 없는 해금의 말투, 해금이 흉내 낼 수 없는 아쟁의 말투가 무엇인지 탐색해 보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내악’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동서를 막론하고 실내악의 매력은 연주자 간의 긴밀한 호흡을 관객들도 여과 없이 관찰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을 매개로 작곡가의 가장 진심 어린 목소리 또한 실내악을 통해 고스란히 청중에게 다가갈 수 있기에, 실내악이야말로 감상자와 생산자의 사이가 가장 밀착된 장르라고 느낍니다.
작곡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10대 시절 전남 구례 여성농악단의 유순자 명인께 배우며 체화된 우리음악이 제 바탕입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지휘자의 모습에 매료되면서 ‘지휘’의 삶을 꿈꿔왔고, 지휘를 하기 위해서는 작곡을 배워야 한다는 조언에 따라 작곡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곡도 쓰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실내악축제의 두 번째 날(8.12)은 한국거문고앙상블과 서울가야금앙상블이 함께 하는 무대입니다. 두 앙상블이 함께 <거울>을 초연합니다.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反對)요마는/또꽤닮았소/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診察)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시 <거울> 중) 시인 이상의 시 <거울>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작곡했습니다. 이상은 자의식의 상관물인 ‘거울’을 대상으로 자의식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거울 밖의 나’와 ‘거울 속의 나’를 대응시키고 있지만, 그 둘이 끝내 합쳐질 수 없는 자아분열의 심각한 양상을 보이며 자아를 상실하고 고뇌하는 현대의식의 비극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행과 연의 구분은 있으나 띄어쓰기를 하지 않음으로써 기존의 율격, 상식, 질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작품이 서로 맞닿는 현대인의 불안과 절망, 비극성을 제시하는 주제부터 끝내 두 자아가 합쳐지지 않고 대립, 분열되어 파멸의 길로 치닫게 되기까지의 정서들을 곡에 반영해 구성했습니다.
<거울>을 통해 들여다보는 나와 당신, 그리고 이 시대를 이번 작품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상 포인트가 궁금한데요.
이번 실내악축제에서는 자유로운 주제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현악기만을 위한 작품 위촉이어서 멋진 기획이라 생각했습니다. 가야금과 거문고는 한국의 대표적 현악기로 그 생김새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구조와 주법, 음색부터 악기가 지향하는 정서가 서로 다릅니다. 공간에서 울리는 음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연주회가 드물어지는 요즘, 작곡가와 연주자, 그리고 관객들이 자연음향에서 연주되는 가야금과 거문고의 정수를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작곡가의 길을 걷길 잘 했다’ 하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었다면요?
2019년 아르코창작음악제에서 발표한 국악관현악 <너븐숭이>는 제주 4·3 사건 현장을 돌아보며 끔찍하고 처참한 역사의 현장에서 희생당한 당시 2세의 여자아이에게 바친 작품입니다. 누군가를 위한 작품을 썼을 때 작곡가로서 존재 의의에 대해 어렴풋이 깨달았습니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곡, 다시 볼 수 없는 이를 그리는 곡 등 작품 안에 사람이 담겨 있을 때 작곡가로서의 존재 의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실내악’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독주, 반주라는 주종관계에서 벗어나 대등한 입장의 협주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음악에서 합주 형태와 비슷한 성격이라 관현악보다 비교적 가까이 닿을 수 있는 개념이기에, 다양한 실내악 작품들을 통해 축제가 갖는 의의와 긍정적 기능들이 꾸준히 지속되었으면 합니다.
작곡가가 되기까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덕분에 음악·미술·무용 등을 두루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음악에 대한 제 의지를 발견하고 용기를 낸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 작곡가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 독일에서의 공부를 통해 여러 곳에서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음악작곡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석사(요하네스 쉘호른 사사)와 전자음악작곡 석사과정(알렉산더 그렙첸코 사사)을 마쳤으며, 현재 카를스루에 국립음대 최고과정(작곡과)에 있습니다.
아르코창작음악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별미콘서트와 이음음악제, 베를린 한국창작음악페스티벌,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이란 테헤란 전자음악페스티벌 등에서 작품이 연주되었으며,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성남시립국악관현악단, 독일 슈투트가르트 이우베눔 소년합창단, 현대음악앙상블 ‘Recherche’ 등과 협업 및 연주했습니다.
이번에 <열음 소나기>를 발표(8.17)합니다. 연주를 맡은 떼바람소리와 앙상블 후요는 소금과 대금, 피리와 생황 등 관악기로 풍성하고 다이내믹한 소리를 들려주는 단체입니다. 어떤 곡인가요?
이번 축제가 열리는 8월의 계절적인 요소도 작품에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음악감독님에게 요청받은 관악기 위주 편성에 장구 하나를 더 추가했습니다. 장구 소리가 오래전부터 소나기 소리에 비유되어 온 것이 생각났고, 한국의 여름과 소나기는 잘 어울리는 주제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여름과 열음”을 떠올렸습니다. “열음-여름”을 연음법칙으로 자연스럽게 발음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열음’이 ‘여름’이 되더군요. 그래서 ‘열’ 개의 ‘음’을 골라 이 곡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열 개의 음들이 여름의 소나기를 담은 리듬과 결합하거나 여름의 여러 분위기를 음색적으로 표현합니다.
계절과 잘 어울리는 설명입니다.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상 팁을 준다면요?
소나기가 몰려오기 전의 대기 상태가 있습니다. 훈기, 습기, 열기... 그리고 그 속에서 왔다갔다 조금씩 신호를 알려오는 작은 빗방울들의 움직임 등. 그리고 결국 와락 한바탕 쏟아지고 다시 화창해지는 그런 과정들을 제 음악적 상상을 통해 작품에 담았습니다. 저의 음악적 상상과 여러분이 지닌 여름 소나기에 대한 상상을 비교하며 들어보신다면 즐겁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실내악’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지금 한국음악은 더욱 다양하고 많은 레퍼토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생각하면 실내악은 지금껏 사각지대에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장 어떤 ‘명곡’이 나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쌓여나가는 음악적 실험과 노력의 결과들 속에서 이미 미래의 음악이 태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주요 단체나 공연장이 의지를 갖추고 정기적으로 끌어나가는 실내악축제는 한국음악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실내악 장르에 중요한 ‘요람’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곡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린 시절 우연히 피아노와 사물놀이를 배우기 시작했고, 사물놀이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막연한 꿈을 안고 예술중학교에 진학하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작곡을 배운 것은 고등학교부터입니다. 음악적 재료로 나만의 음악을 만든다는 것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꾸준한 작품 발표회와 활동을 갖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개인 발표회를 통해 작품을 올렸습니다. 음반 < LEEGOWOON’S First Piece>(2017)와 미니 앨범 <시나위를 위한 돗가비굿>을 발매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축제에서는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혼합 편성된 페스티벌 앙상블이 <시간의 여정 : 다섯>을 초연(8.19)합니다.
비올라, 거문고, 타악기를 위한 작품입니다. 저에게 ‘다섯’은 흥미로운 숫자입니다. 우리에게도 꽤 친근하죠. 손가락·발가락 다섯 개, 다섯 개의 장기, 다섯 가지 감각, 그리고 오방, 오복, 오색, 오미 등 끝이 없을 겁니다. 이 작품에서 ‘다섯’을 통한 변화무쌍한 시간의 여정을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다섯 음, 다섯박 등 다섯으로 이뤄진 다양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펼치고 싶었고, 장단에 관심이 많아 장단적 실험도 담고 싶었습니다. 이처럼 다섯박을 뿌리 삼은 장단들을 다루지만, 그 패턴은 원형 그대로 나타날 수도 있고, 변형되거나 구체적이지 않은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박의 층위를 오르내리며 장단과 장단을 넘나드는 비대칭적이고 불안정한 다섯의 변화무쌍함을 전달해보고자 합니다.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감상포인트가 있다면요?
‘다섯’이라는 불균형한 리듬 속에서 펼쳐지는 에너지와 속도에 몸을 맡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거문고의 다재다능함과 원초적인 힘에 주목해 주시길.
‘실내악’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실내악은 ‘치열함’이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작곡가의 ‘치열함’을 요구하는 음악인 것 같습니다. 연주자들에게도 실내악은 ‘치열한 수다의 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실내악축제에 작곡가로 참여하지만, 아쟁 연주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쟁으로 시작된 인연이 작곡가를 만든 것 같습니다. 첫 독주회에서 저의 아쟁 산조와 가야금 산조를 처음 발표한 이후 산조를 중심으로 창작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등 여러 악기로 산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외 가야금·거문고 병주 <청보>, 아쟁 이중주 <해무’>를 작곡했고, 기존의 전통음악을 재구성하거나 편곡하면서 연주와 작곡 활동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페스티벌 앙상블이 초연(8.21)하는 <영산(靈山)>은 삼현육각 편성으로 연주됩니다.
산조를 만들기 전부터 대풍류나 <수제천> 같은 전통 편성 방식의 합주곡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아쟁, 장구, 좌고로 편성된 <영산(靈山)>은 삼현육각 특유의 의식음악적 특징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다른 장르의 음악을 빌려오지 않고 지금까지 연주하고 경험해왔던 전통음악을 기억하며 이를 중심에 두고 작업했습니다.
어떤 영감 속에서 작업했나요?
주로 은율삼현육각과 해주삼현육각 그리고 경기대풍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경기대풍류나 남도 시나위를 연주할 때마다 선율들의 조화로움에 재미를 느꼈고, 이런 특징들을 이번 작품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다뤄보고자 했습니다.
‘실내악’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실내악은 연주자들의 음악적 역량이 모여 조화되는 하나의 그릇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실내악곡을 만든다는 것은 그들의 다양한 예술적 상상력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을 빚는 작업이지 않을까요. 전통음악 안에 합주곡이 많이 있지만 정작 연주자들이 모였을 때 그들의 역량을 마음껏 품어낼 합주곡이 많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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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수정: 2021.02.11 적용